MY ESSAY/일상의 단상

그리운 부석사

소풍가는 달팽이 2006. 11. 22. 00:03

근 4, 5년 동안 나는 영주의 부석사를 한해에도 몇 차례씩 찾곤 하였다.

 

너무나 그리운 사찰!!

내게 처음으로 고즈넉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준 사찰!!

 

 

학교 공부하던 시절

주심포 기둥의 대명사로 아름다운 건축양식의 대명사로 알아 왔던 부석사였고,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이란 이름만 들었던 곳이다.

 

그런데 내가 부석사를 처음 찾은 때는

한여름 비가 내리다 그친 어느 오후였다.

 

촉촉히 빗방울이 고인 앞뜰의 보랏빛 수국의 자태가 너무나 고왔고,

안양루 공포 사이에 보이는 5분의 부처는 신기 그 자체였다.

낡은 단청과

아직은 가공의 손이 가지 않은 역사 자체의 부석사가

나는 너무나 좋았다.

 

 

그로부터 나는 부석사에 매료되어 계절마다 찾게 되었었다.

하얀 사과꽃이 피는 봄이면

하얀 사과꽃에 쌓여 있는 부석사를 보러 새벽같이 달려갔었고,

빨간 사과가 주렁 주렁 열려 있는 가을이 되면

노오란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새벽독경을 듣기 위해 또 달려갔었다.

 

처음으로 불교에서 지칭하는 4법고의 얘기를 알게 되었고,

소백산 너머로 지는 낙조를 보기위해

또 부석사로 달려갔었다.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곳을 찾아도

그 느낌은 보는 사람의 심정에 따라 다르듯이

부석사는 내게 한번도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다.

 

때로는 슬퍼 흐느끼는 사슴의 모습으로

때로는 포근한 엄마의 품으로

때로는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으로

때로는 묵도를 행하는 스님의 모습으로

그렇게 다가왔다.

 

계절은 또다시 바뀌고 있다.

내일이면 소설이란다.

 

그런데 올해는 한번도 부석사를 찾지 못했다.

너무나 그리워 한걸음에 달려가고픈 부석사.

 

이런 내마음을 부석사는 알까~

 

그리운 부석사!!

 

그리운 안양루!!

 

그리운 석등!!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아주 충분한 선묘각!!

 

다시 가면 그곳에서 소중한 소원을 빌며 탑돌이 하시던  할머님을 뵐 수 있을까..

 

아 그리운 부석사여~

 

 

 

 

 

'MY ESSAY > 일상의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대 이야기  (0) 2006.12.13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아픔이 된다는 것은..  (0) 2006.12.07
어머니의 등가죽  (0) 2006.11.15
어떤 브랜드를 갖는다는 것  (0) 2006.09.29
용서  (0) 200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