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SSAY/일상의 단상

故 노무현 전직 대통령의 서거 즈음에.. (09.05.23)

소풍가는 달팽이 2009. 5. 25. 08:56

 

"노무현 전대통령 자살 "

이 문자를 받는 순간 

 해머로 머리를 한방 맞은 듯이 멍하고 머리끝이 쭈삣섰다.

할 일을 잠시 잃고서 망연자실했다.

"자살이라니......어떻게 한나라의 대통령을 역임하신분 께서 그런 결정을........말도 안돼~"

말도 안되는 일이 맞기는 하였으나 일어나고 말았다.

 

'무엇이? 왜? 그는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가.'

'자살이 맞긴 한거야?   '

수많은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겼다.

그리고 내려진 결론은 " 참 나쁘고 무책임하다"라는 말이였다.

내가 내린 결론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도

한나라의 대통령을 평하는 문구가 아닌

그저 옆집 잘 알고 있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평처럼 내려지고 말았다.

 

40여년을 넘게 살면서 태통령의 죽음은  두어번 경험한다.

두어번이라고 표현 하는 것은 최규하 전직대통령의 경우는

특별한 사안으로 인한 죽음이 아니라 노령에 의한 서거 였기때문이리라.

 

첫경험은 초등학교 5학년(1979년)때 박정희 대통령의 저격으로 인한 서거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는 영문도 모른체 그저 한나라의 대통령이 저격당했다는 사실에

초등학생으로서 흘려야 할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그 때는 정치가 무언지, 군부가 무엇인지도 알기 전이었다.

그저 막연히 초등학생들은 대통령을 꿈꾸었고, 선한 육영수 여사의 단아함을 좋아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이야 대통령이 돌아가셨다고해서 눈물을 흘리거나 호들갑을 떨지도 않겠지만...

 

두번 째 지금의 경험은,

어떻게 형용해야 좋을 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하십니다......

당신께서는 어찌 그런 결심을 하셨나이까~ 정도이다.

그리 인연의 끈을 놓으시니 마음이 편안하신지요?

 

노무현 대통령!!

 

당신 때문에 나는 이 나이에 당신에 대해 벌써 4번째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만큼 당신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함께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겠지요~

첫번째 당신을 뵙게 된 것은

1988년 5공 청문회 당시 시끌벅적하던 기숙사 휴게실에서 였습니다.

어쩜 그리도 시원스레 가려운 곳을 긁어 주던지..

민중과 함께 할 수 있겠구나 라는 희망의 메세지를 그곳에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당신에 대한 글을 쓴 것은

감히 " 민중의 승리"다라고 표현할 만큼 행복했던

당신께서 대통령 당선자 발표를 받던 그날이었습니다.

확정 발표가 날 때까지 잠도 자지 못했고

발표가 난 후에도 그 벅찬 감동때문에 뜬 눈으로 날을 새웠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당신이 박연차사건과 뇌물 수수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던 그때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네번째~

이제 더이상 당신에 대한 글을 쓸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다함께 살기"를 염원하셨고

없는 사람이 잘살게 되는 날을 그렇게 기원했는데..

어찌하여 당신은 그런 날을 결국 보지 못하고

성급한 선택을 하실 수 밖에 없었는지요~

 

이제 우리는

그토록 염원했던 "다함께 잘 살기 세상"을 포기하고

"잘 사는 사람이 더 잘 살게 되는 그런 세상"을 위해

그저 밟히고 말아야 한단 말입니까~

이제 누가 있어 힘없는 우리를 대변해 줄 것이란 말입니까~

 

당신은 정말로 무책임하십니다.

어찌하여 혼자 편하자고 혼자만의 길을 선택하셨단 말입니까~

 

당신에 대한 원망 쏟아 내어 보아도

이제 당신은 돌아오지 못할 머언 길을 떠나셨습니다.

이승에서의 삶이 고달팠던 만큼

저승에서의 삶이 편안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가시는 그길에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환한 웃음으로 가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래도 아직 못다한 말들이 너무나 많다.

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열렬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도 아니었지만

관조적인 자세로 그를 보아 왔지만

그가 없는 이 세상은 어찌 보면 희망의 불빛을 잃은 듯하다.

 

아마도 많은 국민들이 그러 할 것이다.

 

뚜렷이는 아니지만 무언가 희미하게나마

그에게서 우리는 희망의 빛을 보았던 것은 아닐까..

원래 구관이 명관이라고 하지만

작금의 상황으로 본다면 그는 명관 중에 명관이 아니였을까 ..

허탈하다.

 

한나라의 대통령을 역임했던 그가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을 때까지의 과정이라는 것이

우리를 참으로 비참하게 한다.

 

과연 현정부는 뇌물 수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떠나는 우리님  *

       - 김창완 노래

 

떠나는 우리님 편히 가소서
보내는 마음은 터질듯하오

어야 디야 어여쁜 우리님
가시는 먼먼 길에 흰국화 만발해라

어야 디야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방긋 웃는 그 얼굴은 영 떠나 버리누나

어야 디야 꿈이더냐 생시더냐
청천하늘 벽력도 이게 무슨 말이더냐

어야 디야 어여쁜 우리님
가시는 먼먼 길에 흰 국화 만발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