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백두대간 따라걷기

30구간(대관령-진고개) -08.07.05

소풍가는 달팽이 2008. 7. 6. 23:58

* 산행일자 - 08.07.05

* 날씨 - 영동지방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로 엄청나게 뜨거웠다.

* 산행시간 - 07:20 ~05:20( 10시간 )

* 산행거리 - 대관령-5.65-선자령-3.25-곤신봉-4.25-매봉-5.1-소황병산-3.7-노인봉-3.85-진고개 계 : 25.8

* 이동 -  원주에서 10시 40분 심야버스이용, 시내 여관방에서 새우잠을 자고 대관령까지 승용차로 이동

             진고개에서 히치(수원사시는 부부)하여 진부 IC입구에서 터미널까지 도보로 이동

             진부에서 횡계까지 시외버스(버스비 1200원),  횡계에서 택시로 대관령까지 이동 (요금 7천원)

 

 7시 10분 , 국사성황당 입구 알림 입석

 7시 27분, KT통신기지 앞,

바람은 불어오네.. 이곳에서부터 아랫방향으로 눈썰매를 탔던가..

불현듯 미치도록 그리운 그때다. 

 7시 49분, 새봉에서 능경봉을 바라보며..

햇볕은 강하나 바람이 여전히 땀을 씻겨주기에 충분하게 불어준다.

 레이다기지와 오대산 방향으로...

 여로..

내눈으로 처음 확인한 이 꽃..

이꽃을 여러컷 찍다보니 내 걸음은 어느새 샛길로 빠져들고 있었다.

 선자령 오르기 직전의 풍차.

늘 찾아가는 선자령의 많은 풍차들 중, 한번도 빼지않고 찍은 풍차인 듯 하다.

휘~~~~~~~잉 휘~잉 굉음을 내면서 돌지 않는 듯하면서도 언제나 변함없는 속도로 돌고 있는....

작년 가을의 이 풍차는 많은 행복을 주었는데..

 8시 30분, 선자령 정상에서

생각나면 오르는 선자령이라서 그런지 특별한 감흥은 사실 없다.

하늘은 변함없이 그 때의 그 하늘이건만, 마음은 그때처럼 밝지 못하다.

 8시 52분, 나즈목이 표지판을 지나며..

글자의 절반은 풍화때문인지 지워지고 언제나 바로 서지 못하고 누워있거나 비스듬히 간신히 버티고 있는 표지판..

 장구채,

임도를 따라 오르다 길옆에 핀 장구채를 잡았다

 이 곳이 그 곳이던가?

하늘이 그 때처럼 청명하진 않지만,..

하기야 어찌 그 가을의 그 하늘에 비하겠는가.

마음에 온통 욕심이 가득한데 어찌 그날과 같은 하늘을 기대하겠는가..

하늘만큼이나 마음도 온통 얼룩이 졌다.

 9시 34분, 대공산성 갈림터.

임도를 타야할 것을 산길을 택해 약 50여미터 진행을 하다 되돌아 나왔다.

그대로 임도를 타야한다.

 9시 39분, 곤신봉

이 표지석을 지나 계속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영화촬영지가 나온다.

 웰컴투동막골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또 태극기 휘날리며도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하네..

둘 다 보긴 봤는데 어느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한 장면인지는 순간 떠오르지 않는다.

 10시 13분, 동해전망대.

삼약목장의 셔틀버스가 쏟아 놓은 한무리의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고,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망대 표지석을 장악한다.

괴모양의 대피소도 있었는데, 여름이니 들어가볼 생각은 않았지만 겨울이라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말그대로의 대피소가 될 듯하다.

 11시 08분, 매봉

드디어 경비가 삼엄하다는 출입금지 지역에 진입했다.

전망대를 지나면서부터 계속 출입금지지역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까지 금지로 되어 있었으니 그 문구를 그대로 지키려면 대간 종주는 10년은 있어야 마치는 셈이 되겠군.

저렇게 금지를 시킬거면서 무엇때문에 대간로를 정비하고, 안내도를 설치하여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행정 처사다.

이명박대통령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다.

차라리 환경보호를 위해서라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마음을 자극시키는 문구나 신고제 같은 다른방법을 택할 수는 없는것인지..

멧돼지들이 뒤집어 놓은 산하를 그들은 보지 않는 것인지..

개체수가 늘어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올터이지.. 아니 이미 피해를 입고 있는 사례도 많다.

가령 선조의 묘지를 파헤친다든지 애써 가꾸어 놓은 농작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던지등등의..

 

대간 산행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었던 또 다른 한가지는 "산나물채취금지" 문구였다.

인간은 태초부터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을 획득하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나물을 보호한다니..

뿌리채 뽑아가는 것을 막아야 할일이지 먹거리까지 채취못하게 하는 건 누굴위한 보호인가..

어차피 생태계는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지 않던가...

 15시 28분, 노인봉을 1KM정도 남짓 남겨놓은 전망대에서.

이 전망대에서 소황병산의 무공을 되짚으며 미숫가루 한사발 했다.

 

매봉에서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달려온 출입통제관리소..

철쭉군락지를 지나 오름길을 오르니 소황병산의 목초지대가 나온다.

약간의 눈치를 보았지만 빨간모자가 없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조심조심 진행을 해본다.

앗 !! 그런데...

모퉁이를 돌아서니 앞서던 세사람이 언성을 높히고 있고 문제의 겔로퍼가 보인다. 바로 초소가 거기 있지 않은가..

비겁한 잰걸음으로 숲속으로 되돌아간다.

어쨌거나 부딪히게 되면 언성을 높히거나 아님 비굴한응대를 할 수 밖에 없는 법적 구속력을 갖기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후기글에서 50만원 과태료를 발급받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으니 가슴은 새가슴이 될수 밖에...

한동안 머뭇거리다 방법을 찾아본다.

초소를 트레버스해보자. 그런데 소황병산에서 노인봉으로의 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초소의 위치를 조금씩 조금씩 숲속에서 접근해가며 돌아나왔다.

나뭇가지를 해집으며 숨을 죽이며 돌아 나오니 마침 진행로로 나오게 되었다.

이것이 왠 횡재여~~ 역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15시 55분, 노인봉 대피소

괴팍한 산장지기로 유명세를 날렸던 노인봉 대피소가 무인으로 운영된단다.

그 옛날의 기억들이 낡은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난다.

왜 무인대피소가 되었을까.. 그 산장지기가 별세라도 했나.....

문득 그 사람에 대한 묘연한 아쉬움이 남는다.

16시 10분, 노인봉 정상.

하늘이 많이 흐려졌다. 습한 기운도 역력하다.

이곳에서 일출도 보았고, 노고단의 운해만큼이나 멋진 운해도 보았는데...

오늘은 또다른 이곳의 모습을 본다.

 007작전으로 트레버스한 소황병산과 황병산의 모습.

사실은 정상 포인트만 트레버스했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아서...

 본인이 하면 로망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두 커플의 응대를 받으며 하산한다.

 17시 35분, 날머리 진고개

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접기로 한다.

 다음 구룡령구간의 들머리쯤 되겠다.

 

* 지금까지 대간을 이어오면서 한번도 산림청 소속 직원들과의 마찰을 가진적이 없었다.

이번엔 정말로 007작전을 방불케한 대간길이었다.

길을 우회하면서도 결국 바른 길을 찾아내어 오히려 희열감이 더 높았던 하루다.

하지만 무서운 더위와 씨름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