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백두대간 따라걷기

27구간(댓재-백복령)-08.05.31~06.01

소풍가는 달팽이 2008. 6. 2. 08:59

* 산행일자 - 08.05.31~ 06.01

* 날씨 - 아침엔 바람이 불다가 저녁엔 바람이 자고

             또다른 날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 산행시간 - 첫째날 : 05시 20분부터 17시 40분까지 ( 아침식사 1시간, 점심식사 40분)

                   둘째날 : 10시 40분에서 14시 30분(나물 뜯고, 여유만만)

* 산행거리 - 댓재-6.3-두타산-3.35-청옥산-2.2-고적대-6.25-이기령-1.6-상월산-9.4-백복령

                  계 : 29.1            

* 이동 -  원주에서 00시 30분 밤열차를 이용, 04시 20분 도착

              택시비 3만원 지불 댓재로 이동.

 

 05시 20분, 댓재

두타 청옥 산행안내도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완전 무장하고 출발.. 해는 이미 댓재고개를 올라오고 있을때 떠버렸다.

 

 5시 40분, 햇댓등

햇댓등을 거치지 않고 통골로 가는 쉬운 임도도 있지만

대간길을 걷고 있는지라 오름길을 걸어 걸었다.

 07시 14분, 통골

이곳에서 배가 너무 고파 영양갱 하나를 꺼내어 먹고, 느린 걸음은 세명의 산꾼에게 앞길을 내 주었다.

통골로 하산하면 번천계곡을 넘어 가게 되는데

이 길을 이용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두타산에 오를 수 있다

 

 08시 25분, 두타정상에 오르자 마자 청옥을 향해 한컷.

세시간만에 두타산에 올랐다.

느린 걸음이라 할 수도 없는 적당한 걸음인데 어찌 늘 하산은 느려지는 것일까.

놀며 걸으니 그런가..

 

 두타 표지목,

정상석앞에서 한무리가 식사중이어서 정상석은 찍지 못하고 곧장 작년에 샘터 복원작업에 동참했던

두타샘터로 걸음을 옮겼다.

두타샘 표지석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

물이 많이 흐르기를 기원했지만 누수가 많을거란 예상대로 본류보다는 지류에 물이 더 많은 듯했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근원지에 지금의 인공샘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옹달샘을 만들기를 다시 맘속으로 바래본다.

이곳에서 늦은 아침을 차려 먹는다.

볕좋은 그곳에서 별달리 한일도 없지만 한시간이 훌쩍 지난다.

 

 9시 17분, 두타 정상석

샘터에서 다시 올라와 정상석을 찍고 청옥을 향해 출발이다.

 10시 , 내림길을 달려 도착한 박달재..

비박을 계획한지라 배낭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감..

아무리 무겁다 무겁다해도 내가 되보지 않고서는 내 무게를 다 느끼지는 못하겠지.

 10시 10분, 문바위재.

누군가 이곳에서 길을 잘못선택해서 번천으로 하산하는 바람에 고생했다는 일화를 얘기를 듣는다.

 10시 54분, 청옥산.

햇살이 뜨겁다. 한 대간꾼이 다리쉼을 하고 있었고

샘터의 물은 두타샘만큼이나 적은 수량으로 물한통 받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청옥 정상석

 11시 42분, 연칠성령

어느 선사에게서 참나물 서너가지를 얻어서 참나물 찾기 탐사작전에 돌입했다.

향긋한 참나물을 뜯으며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속도가 붙질 않는다.

 12시 21분, 고적대 봉에 오르기 직전.

위험천만한 된비알을 땀을 줄줄 흘려가며 고생한 것을 한방에 날려보내기에 충분한,

가을하늘을 연상시킬 만큼 너무나 푸르고 높았던 하늘.

그곳에서 건너다 본 두타와 청옥이 마치 그림같다. (좌측의 두타, 우측의 청옥)

 이 아름다운 곳에서 어찌 기념촬영을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12시 28분, 고적대 정상.

이곳에서의 전망은 가히 두타 청옥산행에서의 백미라 할 수 있겠다. 

 13시8분, 고적대 삼거리(사원터 갈림길)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사원터를 향해 하산한다.

그러나 나는 go~~ go~~

 

 13시 53분, 갈미봉

이곳에 도착하기전,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면서 멋진 소나무 군락과 돌계단을 연속하면서

갈미봉을 지났네 말았네하며 많은 갈등이 있었다.

힘이 들었다는 결론일까..

 14시 52분, 갈미봉 샘터

돌틈에서 솟아나는 수량은 풍족했으나 도룡뇽알인지 개구리 알인지가 떠 있어서

냉큼 먹기는 조금 꺼려지는 상황. 그래서 끓여먹기로 결정.

이곳 밴치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15시 40분

 

 샘터를 지나고 보니 누군가 애써 만든 예쁜 돌길이 나타났다.

산중에서 만나는 돌길은 꽤나 운치 있다.

 16시 13분, 이기령

샘터에서 한시간 가량을 예상했지만  쉬운길이어서 생각보다는 단축되었다.

 16시 43분, 상월산.

도상의 상월산과는 다른 위치여서 의아해했다.

이곳은 헬기장인데 아마 표지판을 잘못설치하였나보다.

이곳에서 20여분 더가서 전망대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곳이 실제 상월산인 듯하다.

 

 17시 45분, 오늘의 종착지 원방재

이곳에서 부수배리 가는 큰길가로 걸어가서 다시 유턴해서 산길로 50여미터 들어가면

낙엽송 우겨지고 계곡물 시원스레 흐르는 야영장이 있다.

조성은 해놓았지만 이용객이 적어 잡초들이 무성했다.

낙엽송 갈잎들이 푹신히 깔려 있는 자리를 잡아 여장을 풀다.

 밤늦도록 캠프파이어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그렇게 또 정은 쌓여간다.

누군가를 위해서, 누군가가 좋아할 일을 스스로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10시가 다 되어서야 각자의 침낭속에 몸을 맡긴다.

아침 햇살이 중천에 떠올라서야 게으른 잠을 깨고 아침 식사를 마친다.

모든 짐을 정리하고 떠나기 직전 야영장의 흔적을 한컷!!

 06.01일 10시 40분, 다시 원방재 출발.

오늘의 컨셉은 나물을 원컷 뜯으며 여유롭게 느기적 느기적 백복령까지 가자..

나물은 정말 지천이다.

뜯고 또 뜯고.. 배낭만 비어 있었어도 아마 대박이었을텐데..

무거운 배낭으로 적당량만 취한다.

14시 31분, 날머리 백복령 도착.

팥빙수 생각이 간절해서 한순간 주말 팥빙수장사를 기획했었지만

내려오니 주막집이 있었고 그래서 좌절했다. ㅋㅋㅋ

괴목공예하던 공예가가 칡즙정도 팔던 곳인데 주인이 바뀌고

젊은 부부가 도토리묵에 감자전에 동동주까지 팔고 있었다.

기름이 동동뜨는 옥수수 두잔에 나는 완전히 세상을 거꾸로 보고 말았다.

그곳 젊은 사장은 동해까지 4만원에 태워주겠단다.

어불 성설이다. 택시도 2만5천원이면 간다 하는데........

대간꾼을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 부족하고, 장사속이 훤히 보이는 얇팍한 상술이다.

 

할 수없이 어제 이용한 택시기사님께 전화를 걸어 와주십사고 부탁했다.

나중에 온 기사님은 다른 기사님이었는데 사실인즉 오늘 개인택시 체육대회날이어서 다들 술잔을 기울이셔서 부득이 다른분이 오셨단다.

그 책임감에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혼자서 남진하고 있다는 증평사시는 분과 동승하여 택시비를 아끼는 횡재도 했다.

다들 무사 종주하기를 기원해본다.

 

* 남들은 하루에 걷는 길을 어찌하여 이틀에 걸었을꼬..

 체력의 문제인가 마음의 문제인가

알수는 없지만 짜투리 걷는 그 길도 내게는 벅찼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