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안치환 >
* 거리 : 성삼재-5.2-만복대-2.2-정령치-0.9-고리봉-3.4-고촌리-2.15-주촌리-6.75-여원재
계 :20.60 km(포항셀파 실측거리 )
* 산행일자 : 08. 04.13. 05시20분 - 13시
강릉 백두대간 산악회와 함께한 숙제 산행.
올 7월 종주에 앞서 못다간 마루금을 따라걷기위해 길을 나섰다.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있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지만
산행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가 산행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그 덕에 그 유명한 노고단의 운해를 살짝 맛보기도 하였다.
천운이다.
05시 20분 성삼재 주자창에서 들머리를 찾았다.
출입금지 안내푯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행은 모두 날렵하게 철조망을 넘어 마루금을 찾았다.
여명이 채 밝아 오기전에 뒤돌아본 성삼재 주차장주변으로 운해가 장관이다.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 " 는
안치환의 노래가 생각나 혼자 생각도 나지 않는 가사를 흥얼거리고 걸었다.
즐겁게 산행하고 있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포착이 되었다.
고맙다.
첫번째 목표고지인 만복대가 보인다.
1400이 넘는 고지여서 인지 아직 진달래도 철쭉도 필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07시 10분, 드디어 만복대를 밟았다.
사람들이 많아서 정상석 찍기도 참 힘이 들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사진 한장 부탁할 수 있었다.
만복대 정상의 모습들 ( 정상석, 돌탑)
07시 50분, 2차 고지인 정령치 도착.
입산통제라는 안냇글이 무색하다. 법은 지켜야 되는 것이 맞지만
법이란 것은 최소한의 규제이어야 하리라.
또한 산행하는 사람들 역시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리라.
정령치 휴게소에 설치되어 있는 백두대간 안내판.
정령치에서 바라다본 반야봉.
새삼 11월 종주때 배가 고파 징징댔던, 그 힘들었던 반야봉이 떠올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사연 많은 반야봉이여.. 기다려라.
곧 다시 만나게 되리라.
08시 50분, 고리봉 도착.
이곳에서 갈림길이 있는데, 시쳇말로 알바하기 딱 좋은 구간이다.
좌측으로 난길로 내려서야 고기리 마을인데
길은 직진 코스가 선명하니 그 길로 들어서기가 쉽상인 것이다.
좌측길로 잘 들어섰지만 내려가다 그만 사고가 나고 말았다.
미끄러운 바윗길에 미끄러져 그만 .....
아이고 아파라.
다행히 혼자가던 산행길이라 보는 사람은 없다.
아픈 것 보다 부끄러운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철이 든 인간이기 때문인가..
09시 50분, 고기리 마을 도착
봄을 맞아 일년농사 준비로 마을 주민들은 분주했다.
산행내내 참았던 생리적 현상을 이곳에서 해결했지.
백두대간 마루금을 타면서 이렇게 깨끗한 화장실을 만나기도 쉽지 않아.. ㅋㅋ
이곳은 앞으로 고촌마을로 가기 위해 걸어가야할 대로..
좌측은 쉬어가는 집이란다.
아마 대간꾼들이 들러 막걸리라도 한사발 들이킬 수 있는 주막이리라...
10시 10분 덕치보건진료소 안내판을 따라 좌측길을 들어서야 한다.
양쪽에 도화가 움틀 준비를 하고 있다.
꽃길을 따라 걷는 기분이 가히 나쁘지 않다.
10시 23분, 드디어 고촌마을.
이곳은 백두대간 마루금에 있어서인지 백두대간 지도석을 저렇게 웅장하게 마련해 두었다.
노치샘, 대간꾼들에겐 더없이 좋은 샘물...
꿀꺽꿀꺽 물 한바가지 마시고 뒷산 멋진 소나무를 만나러 향한다.
11시 27분, 수정봉 도착
오늘의 마지막 고지가 되리라.
이곳에서 모두들 배낭을 가벼이 하자며 만찬을 벌였다.
이제 남은 구간은 4.2km
컨디션이 좋다. 웃으며 웃으며 진행중이다.
11시 48분, 한구비 내려서니 입망치다.
앞으로는 오르막을 한번 더 넘어간다.
하지만 좌우에 진달래 군락이 산행의 노곤함을 모두 잊게 해준다.
13시, 드디어 여원재 날머리다.
식사시간을 포함하고도 8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
오늘도 나는 개발에 땀을 낸것일까..
아니다. 놀며 놀며 걸어도 발에 닿는 촉감이 너무나 좋아 날아 가듯 그렇게 걸었나 보다.
다음 구간 들머리쯤으로 보인다.
여원재라는 이정표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처음으로 홀로 걷는 대간 구간이어서인지 많이 그리웠다.
마음 통하는 이와 함께 할 수 없음이 더없이 아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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