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07년 9월 23일 일요일
두타산 샘물복구 작업 산행.
내고향 동해에 우뚝선 頭陀山 !!
두타라 함은 불교 용어로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佛道) 수행을 닦는다는 뜻이란다.
고향에 있는 산이라지만 그다지 많이 찾지 못하는 산.
뜻있는 젊은이들이 있어 이번에 그 산행을 함께 하게 되었다.
누구나 마음에 생각을 갖기는 쉬워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선지자가 있고 그 뜻을 따르는 무리들이 있었으니 아름다운 여행이 되지 않았겠는가.
뜻은 두타를 찾는 사람들에게 샘물 맛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해발 1353m 고지에 샘물이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오래전 그곳을 찾는 이들은 그곳에서 맛있는 샘물을 마셨다고 하니
후일 산을 찾는 이들을 위해서 아름다운 일을 강행키로 중지를 모았다.
이런 저런 준비들을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들 해 왔고,
그래서 더욱더 아름다워 보였다.
비는 전날부터 하염없이 내리고 몇주째 주말마다 내리는 비로 우중산행을 연속하고 있던차
오늘만은 비가 내리지 않아주길 희망하고 또 희망했다.
두타에 오르는 가장 쉽고 짧은 코스인
댓재- 햇대등- 통골- 두타 코스를 선택했다.
오르막에 약한 나는 정말 꾸역꾸역 올랐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 이 없건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하더라 ..
이슬비인지 구슬비인지 하염없이 내리고
이마에선 줄줄 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정상은 가까워지고...
산행시작한지 2시간 30분, 드디어 정상이다.
옛 군 폐막사를 지나 아랫쪽으로 약 2~30m 하행하니
다행히도 샘물자리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생각보다는 작업이 용이해보였다.
샘물 자리 찾는거 자체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처지이니
우리로선 거의 횡재요, 식은 죽 먹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괭이와 삽을 집어들고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모두들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이런게 낫겠다 저런게 낫겠다는 낮은 의견 충돌은 있었지만
뜻은 한마음이었으니 결국 하나로 통일이 되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생각보다 샘물의 양이 많았고
오늘은 답사차원의 일차 작업만 하고 내려가자고 의결이 되어
다음번의 용이한 작업을 위한 준비 작업만 마치고 내려왔다.
빗줄기는 굵어지고 있었지만
그들을 보는 나의 마음은 참 뿌듯하고 흐뭇하였다.
아직은 사람 살만한 세상이다.
주변의 투구꽃도 쑥부쟁이들도 오늘만은 그들보다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다.
아름다운 그대들에게 많은 축복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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