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한걸음 또 한걸음

정방사의 풍경소리

소풍가는 달팽이 2007. 6. 2. 09:08

 

 4월 초파일 ,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작고 아담하지만 

 그 단아함과 풍광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정방사를 다녀왔다.

 정방사는 금수산 기슭에 자리한 조계종 산하의 작은 암자이다.

뒤로는 깎아 지른 기암괴석에 아무리 가물어도 끊이지 않는 식수원.

그렇게 높은 고지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허드렛물과 식수는 늘 마르지 않는단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모두들 맘속에 있는 소망을 기원하는 연등을 많이도 봉양했다.

절 마당가득 채운 연등만큼이나 신도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어느 사찰을 가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사찰에 가서 가장 먼저하는 일은 부처님을 뵈는 일이 아니라

풍경 물고기를 찾는 일이다.

그러다 대롱 종만 달려있는 풍경을 보게되면

비어가 되어 날아갔을 풍경물고기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정호승님의 " 연인" 이란 책을 읽으면서 부터이다.

그 책에 너무 심취되어서

푸른 툭눈이와 검은 툭눈이를 자꾸만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정방사의 풍경물고기들은 자기의 위치에서 자리의 도리를 다 하고 있었다.

찰랑찰랑....

불어오는 바람에 맞추어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사찰이었지만

마음이 흐뭇해짐을 느끼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