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그렇게 다니고도 제대로 예쁜 단풍을 올해는 못보나 했다.
어젯밤 안좋은 몸 상태로 아침나절 그냥 다 보내고 꾸물 거리다 뒤늦게
단풍이라도 보자고 부랴 부랴 나선 길.
안갔더라면 어찌할 뻔 했는가..
그렇게 이쁜 단풍을 못보았으면 어찌할 뻔 하였는가.
주차 요금(5천원)을 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때문에 매표소 근처에 차를 세우고
전나무 숲길을 걸어 오대산 사고지까지 걸었다.
거리가 꾀나 되었지만 그 걸음을 힘들지 않게 느낄만큼 곳곳이 아름다움이었다.
길이 어찌나 이쁘던지..
전봇대만 없었더라면 더욱더 이뻣을 그길이 영감사라는 절이 들어섬으로 인해
10m 남짓되는 거리마다 전봇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여기에 전봇대가 없었다면.....하는 말을 하면서 나의 이기로움에 놀란다.
나는 모든 편리를 맛보면서 내가 다니는 그 길은 나의 자연다움을 위하여
그 편리가 없었으면 하다니 말이다.
단풍 구경을 실컷하고 났더니 더이상 걷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밤에 또 산행을 가기로 한 약속도 있어서
히치를 하기로 했다.
단 한번에 히치에 성공하면서 역시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마음도 좋구나를
또 한번 느꼈다. 선뜻 차를 세워 월정사 매표사까지 태워다 주신
고마우신 부부 두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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