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저에게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대답할 것입니다.
걷고 있는 순간이라고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진과 같은 숲을 걸을 때라고 말이죠.
보내드리는 사진은 화천 비수구미 마을로 가는 길입니다.
비수구미는 흔히 오지마을로 통합니다.
화천댐이 만들어지고 마을이 강에 갇히게 되면서 길이 끊기자
마을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지금은 단 세 가구만 남게 되었죠.
하지만 말이 오지마을이지 전기도 인터넷도 되니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전혀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시장을 나가려도 보트를 타고 나가서 다시 차를 타고 나가야 하니
오지마을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겠지요.
비수구미로 들어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수하리 선착장에서 마을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배편을 이용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이곳이 불통지역이라는 것입니다.
하니, 미리 전화를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아니면 육로, 즉 숲을 걸어가는 방법입니다.
한 두시간을 걷게 되는데 요즘 같은 때는 걷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 걷는 내내 조용한, 그야말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계곡을 따라 울긋불긋한 단풍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 마을로 들어서면 아,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입니다.
해산이 마을을 빙 에워싸고 있어 포근한 느낌마저 들거든요.
저는 이번 주말에 다시 이 길을 걸을 것입니다.
삶에서 조금 떨어진 시간을, 걸으며 즐겨보려 합니다.
2007년 10월 19일, 금요일
* 찾아 가는 길
화천읍에서 비수구미까지는 약 40㎞. 평화의댐 쪽으로 가다 해산터널을 나와 내려가면 전망대. 여기서 8㎞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비포장길. 들머리에 차단봉이 있다. 험한 돌밭길을 3㎞쯤 들어가면 비수구미다.
묵을곳 심금산씨집(033-442-3952) 방 2개. 장윤일씨집(033-442-0145) 방 5개. 김상준씨집(033-442-0962) 방 3개. 1박 2만~3만원. 산채백반 5000원.
먹을거리 화천읍에서 댐쪽으로 가다 검문소 부근 `뱃터횟집'(033-442-6361)은 20년 파로호 어부(지금은 스님)가 낸 집. 요즘은 사위가 직접 잡는다. 주종목 쏘가리는 5월부터 제철. 지금은 잡고기매운탕(사진) 등을 내놓는다. 잡고기 5~6종 20여마리에 시래기·민물새우·수제비·미나리·쑥갓·팽이버섯으로 맛을 낸다. 2만5000원짜리면 서너사람이 먹는다.
* 비수구미(秘水九美) = '신비한물이 만든 아홉가지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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