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SSAY/다이어리

대상 포진이래나 뭐래나..

소풍가는 달팽이 2007. 1. 5. 09:26

산에 다녀와서 로프타느라 근육통 때문에 팔이 아픈 줄로만 알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병원 가 볼 생각은 꿈에도 안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날수록 그 통증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언니가 멀리서 왔다.

내 증상을 보더니 대상포진인것 같다고 급히 병원에 가란다.

염증이 뇌로 올라가면 사망률도 상당히 높다나 어쨌다나..

 

아프기도 했으려니와 그 말이 어찌나 무섭던지.

아프기 시작한지 꽤 여러날이 되었으니 왜 걱정이 되지 않았겠는가..

늘 나의 미련함이 병을 키운다.

 

왠만큼 아파서는 병원 가기를 극구 거부하는 "나"

그것이 때론 주변 사람들에게 미련함으로 보이나보다.

 

병원을 갔다.

응급환자 때문에 의사는 한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병원이래서일까 그 욱신거림은 더 커지는 듯하다.

사람의 간사함이랄지.. ㅋㅋㅋ

 

드뎌 의사가 왔다.

증상을 얘기하니 의사가 윗옷을 다 벗으란다.

허걱!!

다행히 다른 곳에 퍼지지는 않았단다.

언니 말대로 병명은 " 대상포진"

몸이 피로하면 침투하는 수두성 바이러스란다.

몸을 많이 혹사했나보다고 한다.

지금의 염증이 문제가 아니라

신경통이 동반되니 견디기 힘들고

완전히 치료하지 않을경우 평생 고질인 신경통을 달고 살 수도 있단다.

 

열흘간 입원하란다.

많이 아팠을텐데 어떻게 참았냐구..

그냥 견딜만 했는데.. 난 정말 미련한걸까~

 

입원할 형편이 못되는데 약으로는 안되냐고 졸라본다.

상황이 그러하니 편히 열흘씩이나 입원할 형편은 안되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서 통증이 더 심해지면 참기 어려울 거란다.

약을 두가지 준다.

신경진통제를 별도로 조제해 주니 참을 수 없음 더 먹으란다.

그래도 못참겠으면 한밤에라도 응급실로 와서 주사를 맞고 가란다.

 

난 그냥 참을만 한데

사람들은 아마도 많이 못참나보다.

 

약값이 장난이 아니다.

무슨 약값이 보험적용이 되어도 그리 비싼지..

어이구 돈없는 사람은 맘데로 아파서도 안되나보다. ㅋㅋㅋ

 

울 언니가 걱정이 많이 되는모양이다.

내려가서도 몇번이고 전화를 한다.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했는데 신경통까지 달고살면 어쩌냐구..

 

열심히 약을 먹고하면 얼른 좋아지겠지.

나같은 사람은 (평소에 약을 잘 안먹었던) 아마 약발이 잘 받을거야~

아마 곧 좋아질 거야.

순간순간 찢어지는 듯한 이 고통이 참기 어렵지만

아이를 보내던 그 순간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잘 견디고 얼른 나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