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산~산!

설악산 달마봉- 목우재 구간을 다녀와서...

소풍가는 달팽이 2006. 10. 15. 22:02

2003년부터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간 계조암- 달마봉- 목우재 구간을 다녀왔다.

설악산악연맹에서 주최한 설악등반대회에

내가 소속된 단체의 이름으로 참석했다.

 

연맹주최여서인지 역시 파워가 있었다.

자연휴식년제 시행중인 구간을 뚫었으니 말이다.

 

설악산.. 수차례 다녀온 설악산이지만,

보통은 다닐 수 없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하며 참가했다.

 

단풍구경을 나온 수많은 인파속에 섞여

사람에 치인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소공원에서 계조암을 향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단다.

이 구간은 스틱도 필요없이 뒷짐짚고 갈 수 있는 구간이라고..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다.

 

늘 우리 단체가 그러하듯이

좌우를 살필 겨를없이 쏜살같이 다들 쏘아 올린다.

대로변이었음에도 사람에 치이고

그 속도에 질려버릴 것 같다.

아름다운 풍광을 봐도

마음껏 쳐다보지 못하는 산행이 과연 얼마나 득이 될까를

맘속으로 계속 읖조리며

역시나 인파 속에 묻혀

내 다리는 powerful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구간 구간 연맹 스탭들이 진로를 확인해주고 있다.

덕분에 우린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계조암인 듯 보이는 사찰부근이지만

우린 계조암은 구경도 하지 못한다.

선두의 속도가 무서워 헛튼짓이라고 조금도 하지 못한다.

 

투덜대는 몇명의 무리들이 뭉쳤다.

후미의 특권을 누리자 쪽으로 일치했다.

울산바위를 뒷배경 삼아

사진도 찍으며

배낭가득 채워온 여러음식들로 배를 채워가며

그렇게 후미의 자유로움을 찬양하고 있었다.

 

달마봉이 가까워온다.

좌측으로 속초 종합운동장이 보이고

우측으론 설악산의 능선들이 굽이 굽이 얽혀있다.

조망이 그다지 좋지않다.

 

해무인지, 흐린 날씨탓인지 그다지 선명하지 못하다.

화창한 날씨였다면 동해바다를 보며 산행을 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을텐데..

 

달마봉 목전에 도달하니 앞서가던 일행들이

다들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고 있다.

 

우리 후미 일행들도 이것저것 주섬주섬 배낭에서 꺼내놓으니

잘차려진 한상이다.

 

후진들이 채 밥을 다 먹기도 전에

선진들이 배낭을 꾸린다.

맘이 급하다.

 

그러나 다행스레 단체 사진촬영때문에 선두가 출발하지 못한다.

기회는 찬스라고 누가 그랬던가..

후미에 섰던 우리가 선두를 잡고 놓치지를 않는다.

그다지 힘들지 않은 좁다란 능선길이

기분을 좋게한다.

 

6시간은 지속되리라 기대했던 산행은

너무나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목우재에 도착하니

설악연맹에서

기념품을 준다.

 

내가 좋아간 산행에 덤으로 기념품까지 생겼으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기념품에 탁주 한사발씩 걸치고

버스가 주차된 곳까지 한 30여분을 걸었나보다.

 

산행이 예상시간보다 일찍 끝나 버린 탓에

아쉬움이 컷던지

산행 뒷풀이 잔치가 길어진다.

 

그렇게 우리들 목우재 구간산행은 끝이 났다.

 

산행 시간이 뭐가 그리 대수랴~

능선길을 밟으며 산을 탄 기쁨으로 아쉬움을 대신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