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SSAY/일상의 단상

아~아 당신을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_09.05.29

소풍가는 달팽이 2009. 5. 29. 13:58

어쩔 수 없이 당신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노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우리는 당신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영원한 대통령

당신을 우리는 사랑합니다."

추모 인파가 모여 외친 소리입니다.

 

발인식을 보면서  노제를 보면서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을

뉘라서 말릴 수가 있었단 말인가.

살아 생전 이런 지지와 격려가 있었던 들

그가 그렇게 외로운 죽음을 겪었을 것인가.

 

노제가 끝나도 전국은 애도의 물결이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맞서 정부는 경찰차를 앞세워

반정부 시위가 될 것을 두려워하며, 

원천 봉쇄 작전을 펼치고 있다.

왜 그렇게 불안에 떨어야 하는걸까~

왜 그동안 좀 더 민심을 헤아려주지 못했던가를

자책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는 정부의 안위만을 생각한다.

국민의 안위는 어디에도 없으면서 말이다.

 

국민이 없이 지도자가 왜 필요할 것이며

국민의 세금없이 어찌 공무원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자는 정부라 하더라도

정부는 국민이 있기에 존재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노제 시 온국민의 가슴을 울리면서  낭송된 추모시 전문이다 .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안도현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무거운 권위주의 의자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끝도 없는 지역주의 고압선 철탑에서

 버티다가 눈물이 되어 버티다가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편 가르고 삿대질하는 냉전주의 창끝에서

 깃발로 펄럭이다 찢겨진, 그리하여 끝내 허공으로 남은 사람

 

 고마워요, 노무현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아, 그러다가 거꾸로 달리는 미친 민주주의 기관차에서

 당신은 뛰어내렸어요, 뛰어내려 으깨진 붉은 꽃잎이 되었어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받쳐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저 하이에나들이 밤낮으로 물어뜯은 게

 한 장의 꽃잎이었다니요!

 

 저 가증스런 낯짝의 거짓 앞에서 슬프다고 말하지 않을래요

 저 뻔뻔한 주둥이의 위선 앞에서 억울하다고 땅을 치지 않을래요

 저 무자비한 권좌의 폭력의 주먹의 불의 앞에서 소리쳐 울지 않을래요

 아아, 부디 편히 가시라는 말, 지금은 하지 않을래요

 당신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이 나라 오월의 초록은 저리 푸르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때리지 않잖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당신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었어요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 애초부터 이길 수 없었어요

 

 그러니 이제 일어나요, 당신

 부서진 뼈를 붙이고 맞추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흐트러진 대열을 가다듬고 일어나요

 끊어진 핏줄을 한 가닥씩 이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꾹꾹 눌러둔 분노를 붙잡고 일어나요

 피멍든 살을 쓰다듬으며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슬픔을 내던지고 두둥실 일어나요

 당신이 일어나야 산하가 꿈틀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동해가 출렁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한반도가 일어나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 노무현 살아오소서 *

 

                 -김진경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상식
대통령도 국민이라는 상식
물러나면 국민의 사람으로 평화롭게 있다는 상식
모든 국민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상식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이렇게 바래질수 밖에 없었는가

당신은 외로운 노무현이었다
편리함을 위해 너무나 쉽게 상식을 저버리는 요즘
당신은 상식은 아는 바보 노무현

힘있는 소수가 모두를 결정해야 한다는 사람들
그래서 당신을 두려워했다
당신 존재 자체를 지우고 싶어했다
그런 작은 상식을 품고 가는 사람은 없는거라고
헛된 희망 갖지 말라고
밀짚모자 쓰고 환하게 웃는 사람마저 지우고자 했다

우리의 침묵이 당신을 벼랑끝에 세우고 말았다
당신은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해
칼날이 되는 오는 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당신이 말할수있는 방법은 죽음뿐이었다

외로운 노무현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위한 싸움이야말로
가장 외롭고 힘든 싸움이라고
토닥이는 손길로 우리 다독이며 다시 살아오소서

바보 노무현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꽃피는 나라로 살아오소서
우리가 반드시 이룰터이니
아름다운 나라로 다시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