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한걸음 또 한걸음

어느 찻자리 - 금강산 화암사내 란야원(08.12.21)

소풍가는 달팽이 2008. 12. 22. 12:01

 함박눈꽃이 아름답게 피었고,

 란야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자리잡은 푸른 툭눈이는 검은 툭눈이를 두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정호승의 연인의 주인공)

아마도 눈에 보이는 사랑을 찾아 떠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언제가는 마음에 상처를 가득 담고

본인이 머무를 곳이 저자리 라는 것을 알고 돌아 올테지~

그럼 또 검은 툭눈이는 잘 돌아 왔노라고 어깨를 다독여 줄테고....

슬프지만 아름다운 인생의 이야기지~

 이때만 해도 이 눈이 몰고 올 여풍은 생각지 못했다.

문살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설경이 아리게 이뻤으니까~

찻집 창에서 바라보는 수바위 . 

수(水)바위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수(秀)바위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는데

여튼 지금은 빼어날 수 바위라 부르는 것이 더 정석이라고 한다.

저바위 정상에는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는데 확인한 바는 없다.

가뭄이 심할 때 저바위의 샘에 있는 물을 바위 주변에 뿌리면 기상천외하게도 비가 내렸다고 하는 전설이 있단다.

 이집의 찻차림표이다.

 

 함께 마시기로 한 연잎차가 대령되었다.

 연잎차를 어찌 감잎차에 비교하겠는가만은

첫맛은 약간의 떫은 맛이고, 뒷맛은 살짝 단맛이 나는 것이 내가 만든 감잎차의 느낌이랑 비슷했다.

이곳은 때에 따라 다른 다과가 나오는 모양이다.

오늘 나에겐 콩시루떡이....

 다탁위에 놓여진 다화

아쉽게도 조화였다.

저예쁜 화병에 아련한 야생화라도 한송이 꽂혀 있었더라면.........

 초롱램프

심지를 태워 불을 밝히지~~

 

어여쁜 것을 함께 보고자 했던 예쁜 마음과

아름다웠던 눈세상은 영원토록 아름답게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워서 슬픈 날도 있다는 것을 나는 잊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