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다.
밤에 일을 마치고 들어올 때 이미 자동차 roof위를 하얗게 덮더니
아침이 되니 온세상이 하얗다.
설레임도 있지만 그보다는 먼저 출근할 일이 걱정이고
밤늦게 돌아 올 일이 걱정이다.
그렇다고 그 하얀 눈을 보면서 걱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얀 카라꽃을 사다 나 몰래 놓아두고 갔던 어느 불쌍한 사람의 얼굴도 오버랩이 되고
옥상위에 나란히 가족 눈사람을 만들며 즐거워 했던 우리들만의 시간도 떠오르고
군불 떼어 뜨끈뜨끈했던 아랫목에서
얼음 살살 얼은 침감을 나눠먹던 일들도
앉은뱅이 썰매를 타면서 코를 질질 흘리던 어렸을 적의 일들도
영화 필름처럼 주르륵~~~~ 머리를 스친다.
여행이건 사물이건 무언가 의미가 담기기 시작하면
그건 가슴에 고스란히 남겨지는 듯하다.
오늘은 또 어떤 의미를 남기는 하루가 될까.
어떤 간섭도 받지 않은 하얀 눈길을 따뜻히 손잡고 나란히 걸어볼까.
눈이 내리는 아침은 내게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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