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SSAY/다이어리

부치지 못한 편지

소풍가는 달팽이 2007. 9. 25. 01:57

오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한통 썼습니다.

그러나 봉하지도 못하고 그냥 두었습니다.

부치지 못할 것이 뻔한 일이기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마음이 아플 때 마다 한번 두번 쓰다보니 제법 많은 양이 되었습니다.

그대로 두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늘 그만하자고 다짐을 하지만  멈춰지지가 않습니다.

 

날이 밝아오면 또 웃어야겠지요.

아마 밤에 달이 뜨면 소원도 빌겠지요.

 

어느새 부산 사투리를 그대로 흉내내는 어린 딸은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달은 그냥 달이다!!  내 소원따위는 들어줄 생각도 않기때문에

 소원 비는 거 따윈 하지 않을꺼야 "

 

너무 아픕니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 밉습니다.

너무 일찍 철들게 만든 내 자신이 너무 야속합니다.

그래서 더욱 슬픈 밤입니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또 웃어 보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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